[루돌코] 생활 속 이야기

생활 속 꿀팁을 다루는 평범한 직장인의 블로그

  • 2025. 5. 16.

    by. [루돌코] 평범한 직장인

    목차

      🔹 '창고방 비우기'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었습니다

      몇 해 전 이사를 하면서 급하게 짐을 밀어 넣은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방을 자연스럽게 ‘창고방’이라고 불렀죠. 계절마다 꺼내 쓰는 이불, 자주 사용하지 않는 캠핑 용품, 손님이 오면 임시로 숨기는 박스들. 그렇게 방 하나는 점점 ‘보이지 않으면 그만’인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이번 실험은 바로 그 창고방을 다시 마주하면서 시작된 ‘창고방 비우기 실험’이었습니다. 단순히 짐을 치우는 정리였다고 말하기엔, 훨씬 더 복합적인 시간이었죠. 창고방 비우기는 물리적인 정리를 넘어서, 삶에 켜켜이 쌓인 ‘미루기’, ‘외면하기’의 흔적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서랍을 열 때마다 등장하는 수년 전의 영수증, 사용하지 않은 채 먼지만 쌓인 물건들, 그리고 그런 물건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나의 감정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고 다시 판단하는 과정이 바로 물건 정리 기록이었고, 동시에 나 자신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 왜 창고방은 정리의 사각지대가 되는가?

      처음에는 단순한 임시 보관 공간이었습니다. 이사 후 정리하지 못한 짐, 계절이 지나면 다시 꺼낼 물건, 그리고 당장 쓰진 않지만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서 넣어둔 박스들까지. 이렇게 하나둘 모이다 보면, 어느새 창고방은 손대기 어려운 공간으로 변해버리죠.

      창고방 비우기는 그래서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단지 물건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안에는 수년간 미뤄온 결정과 감정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특징 때문에 창고방은 집안 정리 중에서도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 공간이 되곤 합니다.

       

      ✅ 창고방이 정리되지 않는 대표적인 4가지 이유

      1.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해야지”라는 생각의 누적
        바쁜 일상 속에서 정리는 늘 ‘나중’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특히 창고방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일수록 더욱 그렇죠. 문을 닫아두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장 생활에는 불편이 없습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 어느새 몇 년이 흘러버리기도 합니다.
      2. 정리 기준이 애매한 물건이 많기 때문
        창고방에는 유독 정리 기준이 불명확한 물건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망가진 전자제품인데 버리기엔 아깝고, 수리하려니 비용이 더 들 것 같을 때. 또 언젠가 다시 할 생각으로 남겨둔 취미 도구들, 오래된 선물이나 추억이 담긴 물건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물건은 버릴지 말지 결정하기가 애매해서 계속 남겨두게 되죠.
      3. 정리에 들어가는 체력과 시간의 부담
        창고방 정리는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수준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방치된 먼지, 쌓이고 쌓인 박스, 크고 무거운 짐까지. 물리적으로도 체력이 많이 들고, 정리 후 쓰레기 분류와 폐기까지 생각하면 절대 간단하지 않죠. 주말 하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작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감정적으로 붙잡고 있는 물건들
        물건에는 감정이 얽혀 있습니다. 특히 창고방에는 과거의 흔적들이 많이 담겨 있죠. 여행지에서 사 온 기념품, 첫 직장 퇴사 때 받은 선물, 이미 고인이 된 가족의 물건 등. 이런 물건을 손에 쥐는 순간,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감정의 ‘정면 돌파’가 시작되죠. 그래서 창고방 비우기에는 에너지뿐 아니라 용기도 필요합니다.

       

       

      📌 창고방 비우기를 미루면 생기는 문제들

      창고방 정리를 계속 미루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 공간의 낭비: 창고방은 주거공간의 일부입니다. 그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공간 밀도가 낮아지게 되죠.
      • 중복 소비의 가능성: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창고방을 열기 귀찮아서 새로 사는 경우가 생깁니다. 결국 물건이 점점 더 쌓이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죠.
      • 마음의 무거움: 집 안에 정리하지 못한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인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언젠가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뇌 한쪽을 계속 점유하게 되죠.

      창고방 비우기는 단순히 깔끔한 집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미뤄둔 일’에 마침표를 찍는, 작은 자기결단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리는 결국 우리 삶의 태도까지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 정리의 첫걸음은 ‘인식’입니다

      창고방이 정리되지 않은 이유를 알고 나면, 그 공간을 다시 마주하는 용기가 조금은 생깁니다.
      “왜 이렇게 쌓이게 됐을까?”
      “내가 이 공간을 외면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정리는 시작된 셈이죠. 비우기 전에 ‘이 방이 지금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물건이 아니라, ‘마음의 짐’까지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물건 정리 기록을 남기면 더 좋습니다. 어떤 물건을 왜 가지고 있었고, 왜 지금은 버릴 수 있는지. 그 과정을 글로 남기면, 단순한 정리를 넘어 ‘감정 정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창고방은 단순한 저장 공간이 아닌, 우리 삶의 무의식적인 패턴을 드러내는 거울과 같은 공간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정리의 시작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의식의 공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 몇 년간 안 쓴 물건, 기준 없이 비우지 마세요

      창고방을 열고 처음 마주한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물건이 있었고,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했죠. 특히 몇 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버려야 할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막연하게 비우기 시작하면 결국 ‘후회’라는 감정이 남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창고방 비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리 기준을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 정리 기준 없이는 후회만 남습니다

      정리를 하다 보면 ‘애매한 물건’들이 꼭 생깁니다. 사용한 지는 오래됐지만 상태가 멀쩡하거나,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던 물건, 혹은 ‘비싸게 주고 샀으니까 버리긴 아깝다’고 느끼는 물건들. 이런 물건들을 아무 기준 없이 버리면 정리 후 마음에 꺼림칙한 기분이 남습니다. 실제로 저도 첫날에는 무작정 쓰레기봉투에 담았다가, 다음 날 다시 열어보고 몇 개를 꺼낸 적이 있었죠.

      그래서 두 번째 날부터는 기준을 세우고, 기준에 맞는 물건만 비우기로 했습니다. 이 기준은 이후 정리 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죠.

       

       

      ✅ 제가 실제로 적용한 정리 기준 3가지

      1.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여기에 해당했습니다. 캠핑 가방, 고장 난 무선청소기, 다이어트용 샐러드 믹서기까지. 처음엔 “언젠가 쓸지도 몰라”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2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2. 대체 가능한 기능을 가진 물건
        예를 들어 믹서기와 푸드 프로세서가 동시에 있는 경우였습니다. 비슷한 기능이라면 하나만 남기고 하나는 비우는 것이 공간 효율 면에서 낫다고 생각했죠.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공간이 확보됐습니다.
      3. 순전히 감정 때문에 붙잡고 있던 물건
        고등학교 때 쓰던 가방, 첫 회사에서 받은 기념품, 다 낡은 손목시계. 이런 물건은 추억은 있지만 실용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정리하면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짧게 메모를 남긴 뒤 떠나보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물건 정리 기록은 감정을 정리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

       

       

      ✅ 기준을 세우면 정리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창고방을 비운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무조건 비우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기준이 없는 정리는 결국 다시 쌓이게 마련입니다. 기준이 있어야 결정이 명확해지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특히 창고방 비우기처럼 오랜 시간 방치된 공간은 물건 하나하나가 예외 투성이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정리 기준은 ‘엄격하게’ 그리고 ‘나에게 맞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 기록은 정리의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저는 비우는 물건들을 간단하게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짜, 물건 이름, 비우는 이유, 그리고 그 물건을 볼 때 떠오른 감정을 한두 줄로 적었습니다. 이 물건 정리 기록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을 다시 확인하고 다짐하는 과정이었죠.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 2025.04.08 / 전기포트 / 주방에 새 포트가 생겨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음. 처음 자취 시작할 때 산 거라 약간 아쉽지만, 작동도 불안정해서 정리 결정.

      이런 기록을 남기다 보니, 후회도 줄어들고 정리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왜 비우는지 명확해졌기 때문에, 정리 후에도 뒤돌아보는 일이 없었죠.

       

       

      ✅ 기준 있는 정리는 습관을 바꿉니다

      한 번 기준을 세우고 비우는 경험을 하게 되면, 이후 물건을 들일 때도 그 기준을 자연스럽게 적용하게 됩니다. 물건을 사기 전에 “이건 정말 필요할까?”, “비슷한 기능의 물건이 집에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 결과, 저는 불필요한 소비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물건을 비우는 일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결국은 소비 습관과 삶의 구조를 바꾸는 힘이 있었습니다. 창고방 비우기는 단지 공간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삶의 기준을 새로 설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정리는 결국 선택의 반복입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떠나보낼 것인지. 그 선택에 흔들림이 없으려면 기준이 필요하고, 기록은 그 기준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죠. 물건 정리 기록은 혼자만의 작은 다짐이었고, 그것이 모여 삶의 방향까지 바꾸게 되었습니다.


      창고방 비우기 실험

      🔸 정리 후 바뀐 동선과 삶의 밀도

      창고방 정리를 마치고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가벼움’이었습니다. 정리가 되었다는 안도감, 눈앞에 질서 있게 배치된 공간,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는 실감. 창고방 비우기를 통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바로 ‘동선’이었습니다. 그동안은 물건을 꺼내기 위해 여러 박스를 뒤지고,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해 서랍 속을 다 헤집어야 했죠. 하지만 정리 후에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고, 생활 동선이 훨씬 단순해졌습니다.

       

       

      ✅ 창고방 하나 정리했을 뿐인데, 집 전체가 바뀌었습니다

      창고방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작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리를 해보니, 그 반대였습니다. 창고방이 정리되니 자연스럽게 거실, 주방, 서재에 있는 ‘창고방으로 보내야 할 물건’들도 함께 정리 대상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집 전체의 구조와 흐름이 바뀌게 되었죠.

       

      예를 들어 이런 변화가 있었습니다:

      • 작동하지 않는 선풍기는 창고방 구석에 있던 것을 버리자, 새 선풍기를 사지 않아도 되는 걸 알게 됐습니다.
      • 계절용 이불과 가습기는 창고방에 정리함을 마련하고 정확한 위치를 지정하니, 다음 계절에 쉽게 꺼낼 수 있게 되었죠.
      • 비상용품, 생활 공구, 예비 건전지 같은 자잘한 물건들도 모두 카테고리별로 나뉘어 정리되었고, 필요한 순간 바로 꺼낼 수 있었습니다.

      물건 정리 기록을 해두었기 때문에 어떤 물건이 어디 있는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렸는지에 대한 정보가 명확해졌습니다. 이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새로운 동선을 설계하는 데 있어 핵심 도구가 되었죠.

       

       

      ✅ 동선이 바뀌면 습관이 바뀝니다

      예전에는 물건을 꺼낼 때마다 귀찮음이 따랐습니다. 박스를 꺼내고, 다시 넣고, 찾지 못해 결국 다른 방까지 뒤지곤 했죠. 그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창고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피하게 되었고, 결국 물건 사용 주기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창고방 비우기 이후에는 ‘꺼내기 쉽고, 정리하기 쉬운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매끄럽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동선이 효율적이면 사용도 자연스럽습니다. 그 결과, 자주 쓰지 않던 물건들도 제 역할을 하게 되었고, 그만큼 생활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동선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패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였던 셈이죠.

       

       

      ✅ 생활 동선이 정돈되면 정신적인 여유도 생깁니다

      물리적인 공간의 정리는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물건이 많은 방에 들어갈 때마다 괜히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뭘 치워야 할지도 모르겠고, 쌓인 물건을 보면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는 자책감까지 들곤 했죠. 하지만 창고방을 비운 이후, 그 공간이 오히려 에너지를 회복하는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무질서한 공간은 생각보다 더 많은 심리적 자원을 소모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정리된 공간은 마음까지 안정되게 만듭니다. 그래서 물건 정리 기록을 남기면서 느꼈던 것은, 이 기록이 단지 물건의 목록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정신적 상태를 기록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 ‘살림의 밀도’는 공간 활용의 기술입니다

      정리 후에는 물건의 개수보다 ‘사용 빈도’와 ‘위치의 적절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주 쓰는 물건은 눈높이에, 가끔 쓰는 물건은 위쪽이나 아래쪽 공간에. 이렇게 정리를 하니, 집 안의 공간이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되었죠. 특히 수납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던 이전과는 달리, 실제로는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생긴 착각’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하면 살림이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밀도’가 높아집니다. 적은 물건으로도 더 많은 기능을 하게 되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창고방 비우기는 공간의 재배치이자, 삶의 재설계 작업이었습니다.

       

       

      정리란 단순히 치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점검하고 조율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창고방 비우기를 통해 바뀐 동선은 하루의 흐름을 바꾸었고, 그 하루가 쌓여 삶의 리듬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물건 정리 기록이라는 아주 단순한 습관에서 출발했습니다.


      🔸 정리 후 남은 감정도 기록하세요

      창고방 정리를 마친 날, 저는 예상치 못한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시원함과 개운함이 가장 먼저 찾아올 줄 알았지만, 의외로 느껴졌던 감정은 ‘허전함’이었습니다. 창고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물건들은 대부분 몇 년간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것들이 사라지고 나니 한동안 방 안에 앉아 멍하니 벽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창고방 비우기는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고, 그 감정들과 이별하는 작업이 바로 이 정리였던 것입니다.

       

       

      ✅ 버린 물건보다 남은 감정이 더 오래 갑니다

      창고방에서 꺼낸 물건 중에는 고장 난 전자제품도 있었고, 쓰다 만 다이어트 도구도 있었으며, 어린 시절에 쓰던 앨범도 있었습니다. 이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는 과정은, 기억을 꺼내는 과정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버리는 것’보다 ‘감정을 보내는 것’이 더 어려웠던 거죠.

      특히 의미가 담긴 물건일수록 손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카메라, 첫 월급으로 산 가방, 헤어진 연인과 함께 만들었던 DIY 소품. 물건 자체는 이제 기능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여전히 생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감정을 억지로 누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기록하기로 했죠. 그 기록이 바로 물건 정리 기록이었습니다.

       

       

      ✅ 감정을 기록하는 구체적인 방법

      저는 단순히 ‘버렸다’는 체크리스트 형태가 아니라, 물건을 중심으로 감정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로 기록한 예시입니다.

      • 2025.04.12 / 파손된 수첩 / 대학 시절 친구와 주고받던 일기장. 찢어진 페이지를 보고 정리 결심. 이제는 그 추억만 남기기로 함.
      • 2025.04.13 / 고장 난 턴테이블 / 예전에 듣던 LP가 떠오름. 더는 고치지 않고,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정리.

      이런 식으로 남긴 글은 단순한 정리 메모가 아니었습니다. 제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게 느껴졌지만, 며칠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니 오히려 위로가 되더군요. ‘잘 정리했다’는 확신이 뒤늦게 찾아왔습니다.

      창고방 비우기 과정은 결국 감정의 방정리를 함께 해야 완성된다고 느꼈습니다.

       

       

      ✅ 감정 기록은 후회를 줄이고, 통찰을 남깁니다

      창고방 정리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거 괜히 버린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함께 기록하면, 그 물건을 왜 버렸는지, 그 결정이 왜 필요했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죠.

      후회가 생기는 대부분의 경우는 그저 물건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감정을 마무리 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정까지 정리한 기록은 ‘미련’을 줄여주고, 결정에 대한 자기 신뢰를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정리 이후, 다음 정리를 더 쉽게 만들어주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비웠는지, 어떤 감정에서 정체되었는지를 알게 되면 다음엔 더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죠. 이 점에서 물건 정리 기록은 일회성 기록이 아니라 ‘삶의 매뉴얼’로 기능하게 됩니다.

       

       

      ✅ 감정 정리는 새로운 선택을 가능하게 합니다

      정리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이 생기면, 그 자리에 새로운 무언가를 놓을 수 있게 되죠. 마찬가지로 감정을 정리하면, 마음에도 새로운 여백이 생깁니다.

      저는 창고방 정리가 끝난 후 그 방을 다시 꾸미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물건이 산처럼 쌓여 있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작은 책상과 명상 매트, 조용한 조명을 놓은 ‘마음 회복의 방’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출발점이 감정 기록이었습니다. 단순히 비운 것이 아니라, 비운 이유를 정리했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었던 거죠.

       

       

      정리는 공간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마음에까지 이릅니다. 특히 창고방 비우기처럼 오랫동안 방치된 공간은 감정의 응어리가 쌓인 곳이기도 하죠. 그 감정을 억지로 지우기보다, 천천히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방법이었습니다.

      물건 정리 기록은 단순한 비움의 기록이 아니라, 내가 어떤 감정을 지나왔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를 돌아보는 인생의 노트였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실험의 가장 깊은 수확이었죠.


      🔻 비움은 정리가 아니라 삶의 태도였습니다

      창고방이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쓸모가 있던 물건들이었고,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으며, 어쩌면 그 시절 나의 열정이 담긴 흔적이기도 했죠. 처음엔 단지 ‘쌓인 짐을 치우는 일’로 시작한 창고방 비우기였지만, 정리의 과정을 거치며 저는 예상하지 못한 통찰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 정리는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도 몰랐고, 무엇을 남기고 버려야 할지 명확하지 않았죠. 하지만 정리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물건들을 하나씩 판단해 가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 물건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죠. 그 기준이 있었기에 후회하지 않았고, 정리가 끝난 후에도 다시 뒤돌아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버리는 것이 아니라,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리를 하며 물건 정리 기록을 병행했습니다. 그 기록은 단지 리스트나 분류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 감정의 기록이자, 과거와의 작별 인사였죠. 사진을 남기고, 짧은 한 줄의 감상이라도 적어보니 정리라는 행위가 훨씬 더 가벼워졌습니다.

      공간이 정리되자 생활 동선도 바뀌었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찾기 쉬워졌고, 쓰지 않는 물건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마음이 훨씬 정돈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창고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그 방이, 이제는 ‘비움의 상징’이 되었죠. 단지 방 하나가 정리된 것이 아니라, 일상 전체의 구조가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감정의 변화였습니다. 정리가 끝났을 때 느꼈던 허전함과 아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한 평온함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걸 채우려고만 하지만, 사실 비움이야말로 진짜 충만함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정리를 끝낸 후의 그 여백은 단지 공간의 여백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여백’이었습니다.

      창고방 비우기는 저에게 단지 짐을 줄이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삶을 구성하는 가치의 우선순위를 재정렬하는 과정이었고, 미래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물건 정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 변화는 오래가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기록이 있었기에 저는 ‘무엇을, 왜 버렸는가’를 기억할 수 있었고, 그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집 안 어딘가, 정리를 미뤄둔 창고방이 있다면 한 번 용기 내어 문을 열어보세요. 눈앞에 보이는 건 오래된 물건일지 몰라도, 그 안에 잠들어 있던 삶의 단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며 자신의 감정과 마주해 보세요. 정리라는 행위는 단지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사용하는 ‘나’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작업이기도 하니까요.

      저에게 창고방 비우기는 작은 실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작지 않았습니다. 비움은 습관이 되었고, 기록은 삶의 언어가 되었으며, 남겨진 공간은 다시 살아 숨 쉬는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들여다보며 살아갑니다. 가끔은 뒤돌아보며, 내려놓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정리를 통해 확실히 느꼈습니다.